6월 첫째주 종농 이후로 농구를 제대로 한건 오늘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80여일만에 한거 같습니다
국민학교 동창 채xx군과 함께 했습니다
그는 나의 친한친구중 중고등학교를 통틀어서 가장 농구를 잘합니다
승부욕도 강하고, 팀을 이기게 할 능력이 있습니다
슛거리도 길고 정확하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플레이를 할 줄 알고, 제가 거는 스크린를 이용해 돌파를 할 수 있습니다
리바운드도 곧잘 해냅니다
무엇보다도
그리고, 그는 나를 인정해줍니다
그리고 항상 나에게 영감을 줍니다
나를 발전하게 합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이제 12시가 넘어서 개강이고, 또 다른 개농(한학기 농구연습의 시작날)이 있을 겁니다
우리 동아리 사람들은 내 블로그에 안온다는 것을 어느정도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의 동아리에서 존재감은 그정도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도 자신있게 쓸 수 있습니다
20살의 절반, 21살, 22살의 절반, 23살, 24살을 동아리와 함께 보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몇년을 열심히 했으나..
과거를 극복하긴 어려운거 같습니다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전신에 기운이 쫙빠진게 피부가 뽀얘지고, 입술이 앵두입술이 되었습니다
농구를 3시간이나 하고, 저녁을 10시에 먹었습니다
식당에서는 주인아주머니가 저보고 참 예쁘다고 그러십니다
살아오면서 그런말 솔직히 엄청 많이 들었었습니다
내가 예쁘게 생겼다는 그런 나조차도 인정할 수 없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그 말은,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 말인데..
그만큼 오랜만에 나다운 표정과 마음가짐을 오랜만에 가졌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
즐거웠던 내 시간속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내 동아리 농구는 그동안 즐거웠던 걸까요?
내표정과 내매력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농구공만 던져주면 입이 귀에 걸려있던 나는 어디에 가고,
보결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회3게임에 짧게 식스맨으로 출전하기 위해, 외롭게 팔달산을 달리고 줄넘기를 했던 나만 남았군요
복학이후는 항상
동아리연습을 시험기간에도 나갔습니다
동아리연습때문에 아르바이트도 안했습니다.
과제가 있건, 프로젝트가 있건.. 주말에 대회 한번도 안빠지고 참석했습니다
지난학기에 처음으로 시험기간에 연습을 일부러 빠지고 공부했습니다
그랬더니, 장학금 탔습니다.( 약간의 정정 :: 성적장학금은 아니었고, 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동아리에서 농구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건 굉장히 오랜 저의 또 다른 꿈이었습니다.
까까머리 중학생때부터,
운동장 중앙에 농구골대를 올코트로 옮겨놓고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선수로 뛰는 우리학교 축제 농구경기에 나가고 싶을때부터 이어진.
다리가 부러지고- 교통사고가 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놓지않았던 꿈 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지금의 나를 보면
나보다는 우리 동아리에서 나를 받아드릴 준비가 안된거 같습니다
그동안 농구도 좋아졌지만, 난 사실 농구를 통해서 함께하는 그 느낌을 공유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난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입니다
난 앞으로도 내 농구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내 농구로 내 감정을 공유하는 내 사람을 만들지 못했다면,
앞으로 나는 내사람을 만들수 있는 그 어떤 다른 일에 더 열정을 쏟을 생각입니다
이제는 농구가 아니여도 좋습니다.
내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꼭 그런 사람이 될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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