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나의 가장 꾸준했던 생활 중 하나는 '수양록'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수양록'은 일기장을 군대식으로 부르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수양록을 잘 쓰지 않거나,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가 많지만. 전 굉장히 능동적으로 작성하곤 했습니다
입대할때부터 쓴 수양록은, 전역날까지 빠짐없이 작성하여서 마지막장까지 다 채웠습니다


처음에는 간부(장교,부사관) 혹은 고참들이 내 수양록을 읽을거라고 생각해서,
날씨에 관한 내용이나, 단순한 내용을 적었었지요.

하지만, 저의 계급이 높아가고 그러면서
모범병사였던 내 수양록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느순간부터 저는
우리 부대에서 느낀점을 굉장히 풍부한 느낌을 그대로 반영하여 적었고
때로는 내무부조리나 부당함을 수양록에 추상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때로는 직접적으로도 적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부대는 수양록을 휴가때 내지 않으면. 휴가를 보내지 않았었습니다
전 상별 말. 병장 초에는 직접적으로 내무부조리함을 적었는데도, 우리 중대장은 한번도 나의 수양록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럴꺼면 왜 걷냐?

어쨌든, 저의 "수양록"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보다 문학적, 시대적 가치가 높을지도 모릅니다


다시보면,
군생활의 소소한 추억들과. 힘들었던 점. 느꼈던 점. 따뜻했던 점. 존경했던 점. 관계에 대한 점
내 신념과 그에 따른 다툼. 내가 아꼈던 내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 순간순간이 정확하게 다시 떠오르곤 합니다
또한, 그때 내가 앞을 바라봤던 계획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역 후, 몇년이 지났지만..
자유만 있으면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나의 계획은 이뤄진것도 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휴학을 하며, 계획한 것을
과연 얼마나 충실히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를. 수양록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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